이야기
기침 심한 두 아이 모두 병원으로... 의사들은 '희귀병'이라고
"가습기살균제가 아이 죽였다는 걸, 인정할 수 없었어요"

"희귀병인줄 알았는데···. 아이를 보낸 3년 뒤 뉴스에서 '가습기살균제'가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인정할 수 없었죠. '설마 아닐 거야. 내 손으로 넣은 가습기살균제 때문에 그런 게 아닐 거야.' 인정할 수가 없었어요."  


불행 중 다행으로 큰 아이는 엄마 곁에 남았다. 하지만 작은 아이를 보낸 후유증은 너무나 컸다. 장기간의 병원 생활로 1억 원을 넘게 쓰며 살던 집을 팔아 다른 지역으로 이사했다. 회사를 그만둔 남편의 퇴직금도 보탰다. 

무엇보다 아이를 지키지 못한 엄마는 방황의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아이에 대한 그리움에 자신도 모르게 아이를 따라갈까 싶은 생각도 했었다. 매일같이 환청에 시달렸다. 사람도 만나지 않고 숨죽인 채 살던 1년, 베란다에는 짐 정리를 하지 않은 박스들이 남아 있었다. 

"어느 날 정신을 차리고 나니 지금 뭐하고 있나 싶었다. 난 작은 아이만 있는 게 아닌데···. '엄마 나는 어떡해'라며 울던 큰 아이를 생각하며 정신을 차렸다."

그렇게 버티고 버틴 세월이었다. 그런데 아이를 떠나보낸 원인이 가습기살균제라고 하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뉴스에서도 가습기에 세균이 많다고 그러고, TV광고에서도 가습기살균제는 '인체에 해가 없다'니, 그래서 썼죠. 그러니까 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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